Issue 118, Jul 2016
어두운 세상을 향한 화가의 시선
Australia
Arthur Boyd Mysterious Eyes
2016.5.6-2016.8.14 캔버라, 호주 국립초상화박물관
여기 한 청년이 있다. 이십 대 중반의 이 청년은 짧은 머리에 붉은 옷을 입고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그저 검붉기만 한 어두운 배경은 그의 얼굴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굳게 다문 입술, 잔뜩 찌푸린 미간, 구불거리는 눈썹.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강렬한 눈빛이다. 여기에 얼굴에 드리운 음영이 그의 표정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그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그의 표정은 왜 이리 심각한 것일까. 그는 말한다, 이것은 오롯이 감정에 충실한 자화상이라고. 단순한 색과 거친 붓 터치로 강인한 자아를 드러내고자 했던 한 젊은 화가, 그는 바로 아서 보이드(Arthur Boyd)다.
● 김남은 호주통신원
Installation view of 'Arthur Boyd-Mysterious Eyes' at National Portrait Gallery 2016